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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촬영일지4] 아줌마, 장사 잘 되세요?! 아줌마, 장사 잘 되세요?! '장갑차 사건 2주기'로 미군들이 비상에 걸려 외출금지명령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우리는 반사적으로 제니(가명) 아줌마의 벌이가 걱정되었다. 그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화들짝 놀랐다. 우리가 만나고 있는 제니 아줌마는 기지촌의 클럽에서 중간포주인 마마상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아줌마의 벌이와 줄어드는 손님, 미군 남성의 숫자를 걱정한다는 것은 곧 기지촌 클럽의 경기를 걱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성매매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그런 우리들이 기지촌 클럽의 경기와 벌이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 '마마상', 어떻게 유래된 용어인지 모르겠다. 이 마마상들은 명목상 기지촌 클럽의 웨이트리스이다. 겉으로 보기.. 더보기
[촬영일지2]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의 세상과 소통하기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의 세상과 소통하기 생계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자, 언니들을 세상으로부터 유배시킨 기지촌. 그러나 이제는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기지촌. 이 기지촌에서 언니들은 ‘혼자 사는 늙은 여자’가 되어, 자신의 생계와 노후 그리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언니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말하고 표현하기도 전에,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기지촌이 변했다’, ‘이제 한국 여자는 없다’, ‘외국인 여성들뿐이다’라는 식으로 언니들의 이야기를 서둘러 역사 속에 묻어버리려 한다. 약 10개월 정도 기지촌에서 기지촌 혼혈인 실태조사를 하는 동안, 우리에게 도움을 준 많은 언니들은 침묵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떤 언니들은 “언젠가 나중에 자서전 같은 거 쓰고 .. 더보기
[촬영일지1] 제2의 이태원을 꿈꾸는 거리 경기도 평택에 소재한 미군기지는 두 곳이다. 미 제7공군 사령부, 일명 K-55와 캠프 험프리, 일명 K-6이다. 연분홍치마가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곳은 K-55 정문앞 기지촌이다. K-55 (Osan Air Base)는 한국 내에서 단일기지로는 가장 크다. 2백만 평 규모, 그러니까 여의도 순수면적(약 90만 평)의 두 배가 넘는 넓이로, 필리핀의 클라크 공군기지가 폐쇄된 이후로는 태평양지역에서도 가장 큰 공군기지로 알려져 있다.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주둔하기 시작하여, 통칭 K-55로 지명되었다가 1956년 후반 지금의 오산 미공군기지로 이름이 바뀌었다. K-55 정문 앞, 즉 평택시 신장동 지역의 기지촌은 1990년대 들어, 그 규모가 계속 커져가는 산업화된 기지촌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이곳은.. 더보기